본문 바로가기

영화당

가족들과 영화을 보러 가다

<웰컴투 동막골>을 보면서 부모님들도 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추석연휴를 맞아 가족나들이를 나섰다. 야탑 cgv에 3시 50분 영화를 보러 갔는데 이미 6시 것까지 매진이 돼서 모란 메가시네마로 발길을 돌렸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분당과는 달리 모란은 너무 한산해서 쓸쓸할 지경이었다. 연휴 뒤끝의 썰렁함을 만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당한 곳이다.


아버님, 어머님, 지원이, 지오는 이 영화를 봤다. 물론 지오는 영화 시작과 더불어 할머니 품에서 잠들었단다. 총소리 대포소리에 지레 질려서는. 지원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봤다고 하는데 아버님의 말씀이 좀 걸리긴 했다.

"지원이가 보기에는 좀 그런 것도 같다."

아니나 다를까. 퇴근하고 집에 가보니 지원이 책상위에 또 잔뜩 쌓여있는 그림들.




그렇지 않아도 <불멸의 이순신>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 판에 <웰컴투 동막골>로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주었으니.걱정이 되긴 된다. 아무래도 빠른 시간내에 지원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할까 보다. 지인의 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케이티엑스를 타고 부산엘 가야하는데 이 기회에 기차로 관심을 확 바꿔줘야겠다. 지원이의 놀라운 흡수력과 집중력이 가끔은 무섭기도 하다.


남편과 나는 <신데렐라맨>을 봤다. 재미있는 영화다. 감동도 있고. 내내 눈물이 줄줄 흘러서 곤혹스럽긴 했지만. 그냥 권투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 가족을 위해 노력하는 가장의 얘기였다. 그의 직업이 프로권투선수라는 것때문에 더 극적이긴 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왜 그렇게 지오가 보고 싶던지. 영화가 끝나자마자 지오한테 뛰어가 꼭 안아주었다. 아이의 볼에 얼굴을 부비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이 영화의 미덕은 여기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영화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상수, 오래된 정원  (0) 2007.01.10
이준익, 왕의 남자  (1) 2006.01.06
이프 온리  (2) 2005.09.10
연애의 목적  (4) 2005.06.30
여자, 정혜  (6) 200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