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외국영화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러다 얼마전에 '오래된 친구'에서 메모리님이 올려놓은 영화평을 보고 있는데 학생 한 놈이 와서는 자기도 그 영화를 봤다고, 원한다면 DVD를 빌려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좋다고 했다.
그동안 정신없다는 핑계로 묵혀두었던 걸 남편이 출장가고 없는 사이, 애들 다 재워 놓고, 본다. 사과 두 알과 맥주 한 병. 물리적인 알딸딸함과 영화를 다 본 후의 심리적 알딸딸함이 뒤섞여 쉽사리 잠이 올 것 같지는 않다.
정말로 그를 사랑해야 겠다는, 상투적일 수 없다는 사랑에 대한 다짐을 해본다.
다 보고 나니, 우리 영화 '시월애'가 생각난다. 느낌은 비슷한데, 갑자기 그 영화의 결말이 비극이었는지 아닌지 생각이 안 난다. 결국 이정재는 죽었는가, 아닌가. 결국 남는 건 있다. 역시 가는 것도 있다. 사실 난 아직은 그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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