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없이 뒹굴거리는 시간이다.
어제는 하루종일 안현미와 강정과 박정대의 시를 읽다가 워터멜론 슈가가 읽고 싶어졌고,
그 책은 구할 수가 없어서 인터넷으로 미국의 송어낚시를 주문해 놓고는.
오늘, 내가 좋아하는단편 소설 2편을 읽었다.
윤대녕의 빛의 걸음걸이. 나는 이 소설이 환장하게 좋다. 빛, 해바라기, 흰 운동화, 화단, 장독대,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까지. 가장 좋아하는 건 아마도 금기시된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걸 풀어내는 모든 방식이 좋을 뿐이다.
구효서의 나무남자의 아내도 좋아하는데, 난 이 소설의 내용에다가 내 삶을 덧씌우는 맛에 읽는다. 가을의 한복판에 나도 사하촌 숙박시설에서 며칠을 보내는 상상. 아무것도 안하고 아니 산책을 하고 독서를 하고 음악을 듣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내 안을 들여다보고. 그걸 여태 못하고 있기도 하다. 해버리면? 기다리고 사는 맛도 그런 대로 괜찮다고, 기다리는 동안은 뭔가를 꿈꾸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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